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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본 3부작의 성공은 원작자 로버트 러들럼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진 않다. 적어도 어느 정도의 틀안에서 독립적인 완결구조를 보여주었던 [본 아이덴티티]를 제외하면 나머지 두 편은 온전히 토니 길로이의 머리 속에서 나온 창작물로 봐야할 테니까 말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첩보원 제이슨 본의 일대기적인 성격을 띈 소설판 보다는 일관된 주제로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영화판의 완성도가 훨씬 훌륭했다는 것을 부인하긴 어렵다.

시리즈의 4편인 [본 레거시]는 로버트 러들럼의 오리지널이 아닌 에릭 반 러스트베이더의 이른바 후계형식의 속편이지만 영화판의 관점에서는 본 시리즈의 새로운 창작자라고도 볼 수 있는 토니 길로이의 작품이므로 어떤 면으론 본 시리즈의 적통(嫡統)에 해당하는 셈이다.

문제는 연출자 폴 그린그래스와 주연배우 맷 데이먼의 부재다. 주인공인 제이슨 본이 없는데 제목에 본의 이름을 넣는 이유는 뭘까? 영화는 ‘본의 유산’이란 뜻의 제목처럼 본의 활동으로 인해 야기된 미국 첩보계의 후유증을 소재로 삼고 있다. [본 얼티메이텀]과 동일한 시간적 배경으로 CIA에서 비밀리에 추진중인 또다른 프로젝트 ‘아웃컴’의 비밀요원들이 자신들의 치부를 덮으려는 조직에 의해 제거당한다는 내용이다.

본처럼 자신의 의지로 정체성을 찾기 위해 난관을 돌파하는 것이 아닌, 순전히 본이 벌여놓은 일로인해 영문도 모른채 죽을 위기에 처한 첩보원 애론 크로스와 연구원 마사의 수난은 오로지 생존 그 자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감정이입에 있어서도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 Universal Pictures. All right reserved.

주인공 아론 크로스는 제이슨 본 처럼 맞서야 할 상대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자신이 벌인 암살에 대해서 참회할 이유도 없다. 자신을 왜 죽이려 하는지에 대해서 일말의 의문도 갖지 않는다. 자신을 배신한 조직에 대한 원한이나 복수의 의미로 폭로전을 펼칠 계획도 없다. 살아남아서 미국을 빠져나가는 것 그것이 내용의 전부다. 그냥 살아남기만 하면 미션을 통과하는 이 영화에서 굳이 제이슨 본 시리즈의 이름을 걸어야 할 당위성은 없어 보인다.

이렇다 보니 영화는 본 시리즈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액션이나 건조하고 스피디한 편집을 완성도 높게 재현하고 있지만 결국 스핀오프 이상의 의미를 갖진 못한다. 에드워드 노튼이나 제레미 레너, 레이첼 와이즈 같은 네임 벨류에 있어서는 본 삼부작을 능가하는 배우들을 포진시켜놓고도 캐릭터의 매력이나 표현력은 기존 시리즈에 비해 한참 부족하다.

물론 시리즈의 연장이 아닌 개별 작품으로 놓고 보면 [본 레거시]의 재미는 그리 무시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수준급의 액션영화로 봐 주기에도 조금은 부담스럽다. 스토리의 독립성도 [본 얼티메이텀]을 떼어놓고는 너무 빈약한 수준이거니와 그렇다고 시리즈의 직계로 보기에는 여전히 부실한 편이어서 여러모로 짜임새 있던 전편들과의 비교선상에서 저평가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급하게 마무리되는 듯한 엔딩의 허무함과 더불어 흘러나오는 주제곡 ‘Extream Ways’는 어쩐지 남의 것을 그냥 가져다가 틀어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본 레거시]의 주인공이 무슨 이름이었는지를 기억하지 못한다는게 아닐까.

 

 * 본 리뷰에 사용된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관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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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rmine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러 갈까말까 하다가 그냥 지나가기로 했는데...
    평이 좋았으면 많이 아쉬울 뻔 했습니다. ^^;;
    본 3부작도 극장에서 하나도 안 보다가 BD 트릴로지 나오고 나서야 봤는데... 크크

    2012.12.24 11:58 신고
  2. 깡총시츄미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제레미 레너가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는지 도통 모르겠더라구요. 그런데 요즘엔 이 영화 저 영화에서 많이 보이네요~ 아~ 그리고 저도 유부 대열 합류입니다^^ 이제 한달이 채 안됐습니다.ㅎㅎ

    2012.12.24 14:28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결혼 축하드립니다! 아울러 어서 2세 만드시길 바라구요^^

      일단 제레미 레너의 장점은 정극과 액션 연기 모두가 가능하단 점이겠죠. 나이대도 가장 왕성하게 활동할 시기이기도 하구요. 한때 콜린 파렐이 저렇게 갑자기 다작을 하다가 뜸해졌는데 제레미 레너도 비숫한 테크트리를 탈거 같습니다.

      2012.12.24 16:59 신고
  3. 정체불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도 별로였지만 가장 마음에 들지 않던것은 얼티메이텀의 후반부를 건드린 부분이었습니다.
    완벽하게 독립적인것도 아니면서 억지로 연결하려는 부분이 마음에 안들더군요. 후속작이 나온다면
    반드시 맷데이먼의 복귀가 필요한데 이러다가 점점 스토리가 산으로 갈것같은...

    2012.12.24 18:35 신고
  4. 폴리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레미 레너는 일단 온전한 자신만의 영화가 필요할 듯 싶습니다. 인지도를 높인 허트 로커 이후의 성공한 작품들을 보면 왠지 남의 밥상에 숟가락만 얹혀 놓은 듯 해서 조금은 아쉽습니다. 미션임파서블이나 어벤저스, 그리고 이번 본레거시를 봐도 이미 탄탄한 시리즈에 나오는 뉴페이스 정도로 밖에 안보이니까요.... 그러기엔 제레미 레너가 가진 연기의 스펙트럼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다음 작품이 헨젤과 그레텔.... 좀 불안하긴 하네요. 왠지 제2의 반헬싱이 되지 않을까 하는 불길한 예감이....

    2012.12.24 18:44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작자들이 보기엔 만만한 배우같다는 느낌이에요. 몸값이 A급만큼 비싸지도 않으면서 연기도 잘하고 네임벨류도 생겼으니까요. 제레미 레너도 뭔가 연기에 큰 욕심보다는 떴을때 왕창찍자는 생각인가..

      2012.12.25 20:16 신고
  5. zio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론적으로 전 잼있게 봤습니다..
    맷데이먼의 부재가 아쉬웠지만 그래도 본시리즈의 외전?격으로 치부하며 본다면
    영화속에 가끔식 보이는 제이슨본의 모습이나 팸국장의 모습을 보면서 본레거시시리즈를
    생각하게되고..물론 본트릴로지를 안본 관객들에겐 누구얌?이라고 넘어가겠지만..ㅎㅎ
    제레미레너는 아직 자신만의 세계를 갖추진못한 배우이지만 매력적인 배우임에 틀림없죠..
    앞으로 더 나올지모르는 본시리즈는 제발 맷데이먼을 다시 불렀으면 좋겠네요..
    아님 맷데이먼과 제레미레너와 공동으로 주연하며 본시리즈를 이어갔음하네요..패스엔퓨리어스처럼?? ㅎㅎ

    2012.12.25 07:28 신고
  6. 유재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늦은 시간 레지던트 이블 볼려고 극장갔다가 상영이 마감되어 본레거시를 보게 됐는데 참 이상한게 본시리즈는 몇번을 봐도 이해가 잘 안가더라고여 기억도 잘 안나고요
    본레거시는 그냥 돈값한다고 느꼈을 뿐 다시 보게 되지는 않는것 같더라구요
    본시리즈가 재미없는건 아닌데 머리가 딸린지 아님 취향이 안맞는건지 여러모로 저한테 아이러니한 작품인것 같습니다.

    2012.12.26 17:18 신고
  7. 그린게이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해의 기대작이자 우려작이란 예상이 어느정도 정확했군요 독립적인 한편으로썬 NOT BAD였지만 본으로 가기엔 다소 역부족이었나 봅니다 주인공이 요즘 굵직한 영화에 많이 나와서 헷갈리기도 했구여 ㅜㅜ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꾸벅

    2012.12.27 09:00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토니 길로이가 [마이클 클레이튼]을 찍고나서 연출력에도 상당한 기대감을 주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좀 부족했지 않았나 싶어요. 뭐 별다른 대안이 없긴 했습니다만..

      2012.12.28 23:18 신고
  8. rainism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본이 없는 것이 역시 역부족이네요.

    2012.12.27 10:09 신고
  9. 적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막줄이 이 영화의 모든걸 말해주는군요.
    영화가 끝나고 주인공의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기억못한다...

    마지막은 정말 허무하더군요. 그냥 바이크를 차버리는 걸로 끗...
    그것도 뒤에 매달린 여주가...

    2012.12.27 19:10 신고
  10. BLUEnLIV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존 본과의 연계를 잊고 보자는 주장들도 많지만, 일단 제목부터 "본"을 팔고 있는 마당에 그건 무리일 것 같고…
    여러모로 한계가 많이 보이는 영화였습니다.

    2012.12.27 21:51 신고
  11. 비컴퍼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초반에 진짜 잘 짜여졌었는데 말이죠
    알약이랑 체력이 강화된거랑 음모가 겹쳐지는 교차편집이 아주 그냥~

    뒤에서는 증발
    특히 그 추적하는 역할로 나오는 태국 아저씨...;;;

    2012.12.28 15:59 신고
  12. 나르사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영화는 '본'이라는 타이틀을 빼고 전작과 어거지로 연결시킨 부분을 잘라내면 괜찮은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보는 내내 그런 생각만 들었네요... (단 흥행은...)

    2012.12.31 16:06 신고
  13. 붉은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설정은 나름 매력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본의 분탕질(CIA 입장에서는)로 거대한 조직의 고위 간부들이 아작나는데
    다른 첩보원들에게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면 더 이상할테니까요.
    약물로 신체능력이 강화되는 반면 조직에 대한 예속성이 더 강해진다는 설정도
    진부하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받아들이지 못할 바도 아니었고요.
    다만 이러한 배경을 굳이 액션으로 풀어가야 했는지가 의문입니다.
    애초에 기대했던 것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마이클 클레이튼] 식의 서스펜스 높은 드라마가 펼쳐지는 것이었는데,
    그냥 평범하고 임팩트 없는 액션의 비중이 높은 게 많이 아쉬운 영화였습니다.

    2013.01.02 12:22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역시 토니 길로이가 메가폰을 잡은 이상 [마이클 클레이튼]처럼 고농도의 지적인 스릴러로 빠져줬으면 했는데, 본 시리즈 특유의 액션만 베낀 짝퉁이 되어버렸더군요.

      2013.01.03 23:16 신고
  14. healma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호크아이가 본 시리즈에 나온건가요 ??

    2015.08.11 23: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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